염불위빠싸나의 연원과 수행법
염불수행인 불수념(佛隨念, Buddhānussati)은 빨리 대장경 《쌍윳따니까야》와 남방불교의 대표적 논서인 《아비담마》, 《청정도론》 등에 그 연원과 수행법이 게재되어 있다.
붓다의 공덕을 기리며 염송하는 불수념은 염송만 행하면 정신집중으로 선정에 드는 사마타 수행이 되고, (아짠 차 스님 수행법처럼) 사념처(身·受·心·法)관찰과 연계시켜 행하면 위빠싸나 수행이 된다.
사마타 수행은 집중력 증대에는 탁월한 효과를 보이지만 깨달음까지 이르는 연결고리가 취약한 성향을 지닌 반면, 위빠싸나 수행은 깨달음으로 이끌어 주는 방편은 튼실하지만 수행자의 개성에 따라 집중력 배양이 더딘 성향이 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점에 착안하여, 이 두 수행법의 장점을 연계시켜 단점을 해소시킴으로써 수행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키고자 계발된 수행법이 염불위빠싸나이다.
태국에서는 위빠싸나 수행자의 대다수가 이미 염불위빠싸나를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 수행법의 진가를 입증시켜 준다.
염불위빠싸나는 자신의 성향에 맞춰 ‘붓도’를 염송하며 호흡관찰 등의 사념처관과 연계시켜 수행하거나, 염송 없이 순수하게 위빠싸나만 수행하거나, 붓다의 공덕을 기리며 ‘붓도’ 연송만 행해도 된다.
물질문명 속에 길들여진 현대인들은 일반적으로 집중력이 부실한데, 이처럼 집중력이 약한 수행자나 바쁜 생활인들에게 염불위빠싸나는 결정적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아직 국내 수행자들에게는 낯선 염불위빠싸나가 독자들의 수행에 깊이를 보태고,수행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혀 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간략하게 그 내용을 살펴보도록 한다.
불수념의 연원
불수념, 즉 ‘붓도’ 염불수행은 초기 경전들과 남방불교의 대표적 논서인 《아비담마》, 《청정도론》 등에 기술되어 있다. 《쌍윳따니까야》 11권(전재성 역)에는 위험과 두려움에 처했을 때, 고통스러운 죽음 앞에서 공포에 휩싸일 때, 병이 들었을 때, 가르침에 의문이 생겼을 때, 성위4과(聖位四果)에 들고자 할 때, 성위 4과에 들었을 때 붓다의 공덕을 관하는 수행인 붓다누사띠(Buddānussti, 佛隨念), 법의 공덕을 관하는 수행인 담마누삿띠(Dhammānussati, 法隨念)를 통해 고통의 바다에서 벗어나 원하는 것을 이루고, 올바른 깨달음으로 윤회에서 벗어나 완전한 지혜를 성취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법구경》에도 ‘나무붓다’를 염송하는 수행법 등이 언급되어 있으며, 《청정도론》에는 그 상세한 방법이 실려 있다.
불수념의 정의
붓다에 대한 끊임없는 마음챙김인 불수념은 붓다(Buddha)와 수념(隨念, anussati)의 합성어이다. (빨리어에서)붓다의 주격은 붓도(Buddho)로, 다음의 네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첫째 석가여래처럼 깨달음을 얻은 인격적인 붓다, 둘째 벽지불과 아라한같이 깨달음을 얻은 성자, 셋째 탐·진·치가 없는 청정하고 무량한 지혜와 자비로 가득 찬 본래 마음자리인 심즉시불(心卽是佛) 즉 본래 있는 자성불(自性佛), 넷때 반야인 ‘아는 마음’(아짠 차 스님은 아는 마음이 붓도임을 강조한다).
‘아누삿띠(anussati)’는 현상의 생멸을 밀착해서 관찰하는 ‘따라서’의 뜻을 지닌‘아누(anu, 隨)’와 마음챙김, 알아차림, 붓다와 성자들의 공덕을 계속 기리는 기억 등의 뜻을 지닌 ‘삿띠(sati, 念)’로 이루어져 있다. 즉 불수념은 반야(지혜)와 동의어인 깨어 있는 ‘알아차림’으로 현상의 생멸을 ‘따라’ 계속 관찰을 놓치지 않으면서, 잠재의식 속에 붓다의 공덕을 기리는 마음도 함께 이어가는 수행을 이른다.
‘붓도’ 대신 ‘담모’와 ‘상고’를 염송할 수도 있다. 진리·연기·인과 깨달음 등을 뜻하는 담마(Dhamma, 法)의 주격인 담모(Dhammo)나, 참사람의 모임인 상가(Shangha, 僧)의 주격인 상고(Shangho)를 염송하면서 관하는 수행을 각각 법수념과 승수념이라 한다.
불수념의 수행법
호흡관찰이나 경행, 기타 일상생활 관찰 중에 망념이 들어 마음이 산란할 때 불·법·승의 공덕을 기리고 집중력을 기르기 위해 ‘붓도, 붓도…’를 염송하면서 계속 관찰한다. 붓도, 담모, 상고를 이어서 염송하면서 관찰해도 된다.
붓다의 공덕을 기리면서 염송만 할 경우는 정신을 집중시켜 고요한 마음에 이르게 하는 사마타 수행이 되고, 염송하면서 아는 마음인 반야로 몸과 마음을 동시에 관찰할 경우에는 사마타 – 위빠싸나 수행이 된다. 어느 쪽이든 자신의 근기와 성향에 맞춰 선택해서 지혜롭게 수행하면 된다.
일례로 위빠싸나 수행의 대선사인 아짠 문은 오온과 12연기 관찰을 붓도 염송과 함께 수행하였고, 아짠 차 스님은 붓도를 염송하며 호흡관찰이나 경행을 수행하였다. 또한 아짠 차 스님의 도반인 아짠 마하부와 스님은 붓도를 대상으로 삼아 알아차림과 함께 수행하였다.
《쌍윳따니까야》와 《청정도론》에는 붓다의 공덕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하여 여래십호를 떠올리면서 염송하는 불수념 수행법이 기술되어 있다.
여래십호는 붓다의 10가지 칭호로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①아라한(應供):욕심, 성냄, 어리석음이 소멸되고 연기법을 통달했으므로 마땅히 공양 받을 자격이 있는 분.
②정변지(正遍知):바르고 완전하게 사성제를 스스로 깨달은 분.
③명행족(明行足):전생을 아는 숙명통, 멀리 있는 것이나 죽어서 어디에 태어나는지를 아는 천안통, 번뇌를 다 없앤 누진통의 삼명(三明)을 갖추어서 말·행동·생각이 완전한 분. 지혜와 제행이 완벽한 분.
④선서(善逝):미망을 떠나 다시 미망의 세계로 돌아오지 않는 분. 팔정도를 닦 의심 없이 열반에 이른 분.
⑤세간해(世間解):세상의 모든 일과 중생의 업을 다 아는 분.
⑥무상사(無上士):선정, 지혜, 공덕 등 모든 면에 더없이 뛰어난 분.
⑦조어장부(調御丈夫):중생을 근기에 따라 잘 지도하여 열반에 이르게 하는 분.
⑧천인사(天人師):사람과 신들의 스승이신 분.
⑨붓다(佛):사성제를 깨닫고서 중생을 깨닫게 하는 분.
⑩세존(世尊):한량없는 덕을 갖추어 존경을 받는 분.
이 같은 여래십호와 그 공덕을 염송하면서 삼세 붓다들의 공덕을 관하는 한변, 불성·열반·깨달음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중생이면 누구나 본래 갖추고 있는 것임을 관한다. 자신의 내부에 본래 존재하는 보배를 버리고, 변하는 몸이나 생각들을 나로 착각하기 때문에 모든 고통이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우선 자신의 내부에 여래십호와 같은 무량한 보배가 있다고 염(念)하고서, 만나는 사람마다 ‘당신은 붓다입니다.’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밉거나 보기 싫어도 ‘당신은 붓다입니다.’라고 되풀이한다.
이 밖에도 화두선의 화두나 순수위빠사나의 ‘일어남·사라짐’, ‘옴마니반메훔’, ‘아미타불’, ‘관세음보살’등의 만트라를 붓도 대신 염송하며 불수념과 같은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다.
『‘붓도’위빠싸나』(2011, 아짠 차 지음, 김열권 옮김)의 부록(286p.)에서 발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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