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우주일년과 지축의 정립

곰선생=태화 2015. 2. 23. 13:28

공간의 프랙탈(fractal)
 현대과학에서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는 이론 중 하나가 ‘프랙탈(fractal)’ 이론입니다. 프랙탈이란 ‘부분으로 나뉘어진다’는 뜻으로, 부분이 전체의 패턴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자연계의 모든 존재는 이런 프랙탈 구조를 가진 것으로 여겨집니다.
 
 자연계의 구조 속에 함축된 숫자로 프랙탈 구조의 예를 들어보면, 우주는 천·지·인으로 구성되어 있고 소우주인 인간은 머리·몸통·사지(四肢)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머리는 두개부·상악·하악, 몸통은 흉부·복부·골반, 사지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는 등 각 부분이 3이라는 구조의 반복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간의 프랙탈
 이렇게 우주가 간단한 법칙으로 복잡한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는 발상은 이미 동양에서는 ‘우주변화의 원리(음양오행 원리)’로 구체화되었습니다. 서양에서 이제 막 공간의 구조를 해석하기 시작하였다면, 동양에서는 이미 오래 전에 시간의 흐름까지도 ‘음양오행의 프랙탈 구조’로 파악한 것입니다.
 
 
 생장염장과 사계절의 변화
 나는 생장염장(生長斂藏) 사의(四義)를 쓰나니 이것이 곧 무위이화(無爲以化)니라. (道典 2:20:1)
 
 낮과 밤으로 음양 개벽(개開는 양이 열리는 것이며, 벽闢은 음이 열리는 것으로 천개지벽天開地闢이라고도 한다)운동을 하는 시간은 구체적으로 ‘생장염장’이라는 시간틀의 반복(프랙탈)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하루는 아침·점심·저녁·밤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년은 봄·여름·가을·겨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주기성의 반복은 우주 1년의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우주의 통치자이신 증산 상제님께서 인간농사 짓는 큰 순환주기로 확대됩니다.
 
 
 사계절과 개벽(開闢)
 그런데 계절(季節)이라는 말이 의미하듯이 계(季 : 끝 계)와 계(季) 사이에는 마디(節)가 존재합니다(시간時間이나 공간空間에서 間도 時 사이나 空 사이에 있는 마디를 말함). 이 마디(節)가 새로운 계절이 열리는 개벽이며 이때는 반드시 변화를 일으키는 토(土)가 개입하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12지지에 있는 축미진술(丑未辰戌)의 네 개 토입니다.
 
 마디마다 토(土)가 개입하는 모습은 식물에서도 볼 수가 있습니다. 축토(丑土)는 씨(水)와 줄기(木)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주며, 진토(辰土)는 줄기(木)와 가지·잎(火)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주며, 미토(未土)는 가지·잎(火)과 열매(金)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주는 꽃에 해당하며, 술토(戌土)는 열매(金)와 씨(水) 사이에 존재하는 마디를 이어줍니다.
 
 
 천지개벽수 129,600년
 알음은 강절(康節)의 지식이 있나니 다 내 비결이니라. (道典 2:32:2)
 
 일찍이 시간의 프랙탈 구조를 구체적으로 정립하신 분은 송(宋)나라의 소강절(邵康節, 1011∼1077) 선생입니다.
 
 소강절 선생은 도가사상의 영향을 받고 역철학(易哲學)을 발전시켜 이수철학(理數哲學)을 만들었습니다. 즉, 역(易)이 음과 양의 2원(二元)으로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있는 것에 대하여, 그는 음(陰)·양(陽)·강(剛)·유(柔)의 4원(四元)을 근본으로 하고, 4의 배수(倍數)로서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였습니다. 이것은 디지털 문명의 아버지라 불리는 독일의 라이프니츠의 2치논리(二値論理), 즉 이진법에 힌트를 주었다고 합니다.
 
 그는 『황극경세서(皇極經世書)』에서 시간 또한 4원(四元)이 반복되는 구조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즉 지구 1년에 연월일시(年月日時: 책에서는 세월일진歲月日辰으로 명명하고 있음)가 있듯이, 더 작은 시간단위로는 ‘분리사호(分釐絲毫)’가 있으며, 반대로 이보다 더 큰 시간단위로는 천지가 개벽하는 - 천지가 한번 열렸다 닫히는 - ‘원회운세(元會運世)’의 수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들의 관계는 다음 도표와 같으며 여기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들은 극대와 극미의 시간주기로 무한히 반복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주 1년과 지축의 변동
 시간의 흐름은 공간의 변화를 통해 나타나듯이 129,600년을 일주기로 하여 우주의 계절 바꿈이 일어날 때는 지축과 공전궤도의 변동이 생기게 됩니다. 지축의 기울기와 공전궤도가 변하면, 방위의 기준이 달라져 실생활에 적용하는 방위 역시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동양 천문학에서는 24방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동서남북을 중심으로 24방위를 돌려쓰면 지축은 축미(丑未)방위에 놓이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지축은 토(土)의 축이며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십이지지도는 지축이 기울어진 모습 그대로 기울여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즉 불완전한 우주운동을 반영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도·낙서와 지축
 하도의 상생 운동과 낙서의 상극 운동은 항상 동시에 일어나는 것이지만, 하도와 낙서의 상을 지축의 기울기와 연관시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하도는 후천 가을의 상생의 세상을 나타낸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지축이 정립되어 있는 모습을 담고 있겠지요. 하도는 다음과 같이 정십자가의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즉 십토(十土)가 작용하는 후천조화선경을 상징합니다.
 
 하지만 낙서는 지축이 기울어져 있는 선천의 모습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왕팔괘도가 낙서의 수(數)를 그대로 담고 있음에서도 알 수 있습니다. 문왕팔괘를 십이지지에 배속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즉 간(艮)은 축토(丑土)이며, 곤(坤)은 미토(未土)로 지축이 기울어진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팔괘도와 지축
 잘 알다시피 하도는 음양이 통일조화를 이루며 운동하는 상생의 상이며, 낙서는 분열발전하는 상극의 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자연계에서 통일되어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 대표적인 것이 씨앗입니다. 그런데 씨앗은 가을에 통일수렴 되어가는 과정의 씨앗이 있는가 하면, 겨울을 지나 봄에 싹을 틔우기 위해 수렴의 극점을 지나 동(動)하는 과정에 접어든 씨앗도 있습니다.
 
 초목의 성장과정과 팔괘도를 비유하면, 겨울을 지나 봄을 맞이한 씨앗은 복희팔괘도(生)와 같습니다. 봄여름의 자라는 과정은 문왕팔괘도(長)와 같고, 가을의 통일된 열매(씨앗)는 정역팔괘도(成)의 상(象)과 같습니다.
 
 또 사람에게 비유하면, 복희(伏羲)팔괘도는 아기가 자궁 속에서 거꾸로 자라는 모습과 같습니다. 문왕(文王)팔괘도는 아기가 태어나 기어 다니거나 걸음마를 배우는 것과 같습니다. 정역(正易)팔괘도는 아이가 성장하여 똑바로 서서 생활하는 모습과 같습니다.
 
 지축의 기울기와 팔괘도의 상(象)을 살펴보면, 문왕팔괘도는 우주 봄여름에 지축이 기울어진 불안정한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지축이 기울어져 음양의 조화가 깨진 환경에서 태어난 인간 역시 심장과 신장이 기울어지고 간심비폐신(肝心脾肺腎) 등 오장육부의 기운이 편벽되어 조화를 이루지 못합니다.
 
 반면에 정역팔괘도는 우주 가을에 지축이 똑바로 선 안정된 모습입니다. 우주가을에 태어난 인간은 오장육부와 심법의 측면에서 볼 때, 선천 인간보다는 훨씬 더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고 수명 또한 길어지는 것입니다.
 
 정역을 획(劃)하신 김일부 대성사께서는 지축이 정립하고 방위가 바뀌는 이치를 다음과 같이 노래하셨습니다.
 
 嗚呼(오호)라 丑宮(축궁)이 得旺(득왕)하니 子宮(자궁)이 退位(퇴위)로다. (『정역』 「금화오송」)
 
 
 지축과 28수(宿)
 지축이 현재(선천 봄여름)와 같이 동북방(양의 방향)으로 기울어지게 되면 지구의 공전궤도는 다음의 천문도와 같이 됩니다. 즉, 지구는 지구 바깥쪽에 있는 28수(宿)가 뿌려대는 오운(五運)의 영향을 받게 되는데 하늘의 천문(天門)에 해당하는 무분(戊分)에서는 양의 기운이 동(動)하기 시작하고, 지호(地戶)에 해당하는 기분(己分)에서는 음의 기운이 정(靜)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14수는 24방위 중에서 음의 기운이 작용하는 ‘신임계갑(을)’에 위치하고 있고, 나머지 14수는 양의 기운이 작용하는 ‘을병정무기경(신)’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양은 6방위, 음은 4방위에서 작용하므로 음양은 3양2음의 작용을 하게 됩니다.
 
 
 지축의 이동과 인간생활
 후천에는 만국이 화평하여 백성들이 모두 원통과 한(恨)과 상극과 사나움과 탐심과 음탕과 노여움과 번뇌가 그치므로 말소리와 웃는 얼굴에 화기(和氣)가 무르녹고 동정어묵(動靜語默)이 도덕에 합하며, 사시장춘(四時長春)에 자화자청(自和自晴)하고, 욕대관왕(浴帶冠旺)에 인생이 불로장생하고 빈부의 차별이 철폐되며, 맛있는 음식과 좋은 옷이 바라는 대로 빼닫이 칸에 나타나며 운거(雲車)를 타고 공중을 날아 먼 데와 험한 데를 다니고 땅을 주름잡고 다니며 가고 싶은 곳을 경각에 왕래하리라. 하늘이 나직하여 오르내림을 뜻대로 하고, 지혜가 열려 과거 현재 미래와 시방세계(十方世界)의 모든 일에 통달하며 수화풍(水火風) 삼재(三災)가 없어지고 상서가 무르녹아 청화명려(淸和明麗)한 낙원의 선세계(仙世界)가 되리라. (道典 7:5:1∼6)
 
 
 선천 봄여름은 3양2음 운동을 하므로 만물은 음기운보다 양의 기운을 더 많이 쐬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음인 형체가 양기(陽氣)의 발산력을 감당하지 못하므로 인간은 정신의 통일을 이루어내기가 극히 어려워집니다. 결국은 수명도 필연적으로 짧아지게 되고, 토(土)기운의 부족으로 이 세상에는 죄악이 넘치게 됩니다.
 

 그러나 지축이 서게 되면 공전궤도는 365 1/4일의 타원궤도에서 360일의 정원궤도로 바뀌므로 3양2음은 3양3음의 정음정양(正陰正陽)변화를 일으키게 되어, 인간의 정신은 완성되고 이 세상은 죄악이 소멸된 청화명려한 조화낙원으로 화하게 됩니다.
 
 
 帝堯之朞(제요지기)는 三百有六旬有六日(삼백유육순유육일)이니라. 帝舜之朞(제순지기)는 三百六十五度四分度之一(삼백육십오도사분도지일)이니라. 一夫之朞(일부지기)는 三百七十五度(삼백칠십오도)니 十五(십오)를 尊空(존공)하면 正吾夫子之朞(정오부자지기)는 當朞三百六十日(당기삼백육십일)이니라. (『정역』 「금화오송」)
 
 
 증산상제님께서 건설하시는 후천선경
 공부하는 자들이 ‘방위가 바뀐다.’고 이르나니 내가 천지를 돌려놓았음을 세상이 어찌 알리오. (道典 4:152:1)
 
 그렇다면 후천선경은 때가 되면 저절로 펼쳐지게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앞에서 모든 개벽현상은 토(土)가 개입함으로서 이루어진다고 하였습니다. 특히 선천에서 후천으로 넘어가는 과정에는 반드시 10토인 미토(未土)가 매개를 해야만 합니다. 분열을 통일로 전환시키는 완성된 토인 미토(未土)만이,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하추교역기의 화극금(火克金)을 화생토(火生土)·토생금(土生金)의 상생작용으로 이화시켜 후천 가을을 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김일부 대성사께서는 우주법도로 볼 때 10토에 해당하시는 상제님(하나님)께서 인간으로 오셔야만 선천의 상극세상을 후천 상생의 유리세계(선경)로 변모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이렇게 함축적으로 전해주셨습니다.
 
 
 靜觀宇宙无中碧(정관우주무중벽)하니
 誰識天工待人成(수식천공대인성)가. (『정역』 「포도시」)
 우주의 조화세계를 고요히 바라보니 천지의 공덕이 사람으로 오시는 상제님을 기다려 성사되는 줄을 그 누가 알았으리!
 
 日月光華兮(일월광화혜)여 琉璃世界(유리세계)로다.
 世界世界兮(세계세계혜)여 上帝照臨(상제조림)이로다. (『정역』 「십일음」)
 일월의 새 생명 빛남이여, 낙원세계 되는구나!
 개벽의 세계여, 새 세계여,
 상제님이 성령의 빛을 뿌리며 친히 강세하시도다!

 
 
 바로 그 10미토(未土)의 기운을 가지고 오신 분이 증산 상제님이십니다. 마침내 증산 상제님께서 인간으로 오심으로써 인간 완성의 길이 비로소 열리는 것이며, 인류가 그토록 갈망하던 후천선경세계가 펼쳐지게 됩니다.
 
 그런데 선천을 마감하고 후천을 개창하는 과정에서 상씨름, 병겁, 지축정립과 공전궤도의 변화 등 지구적인 대격변이 일어납니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은 우주가 상생의 무궁한 조화선경을 출산하기 위한 산고(産苦)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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