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순환

곰선생=태화 2015. 2. 8. 12:22

순환


자연현상 중에는 되풀이 되어 일어나는 것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낮과 밤이 되풀이되고,계절이 되풀이 되는 현상이다.

이제 웬만큼 교육을 받은 사람이면 낮과 밤이 바뀌는 것은 지구가 자전하기 때문이고,계절이 바뀌는 것은 지구의 자전축이 공전궤도면에 기울어진 상태로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주기는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의 생체 리듬을 결정한다.그 이유는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고, 지구에서 모든 생명체가 사용하는 에너지의 근원은 태양으로부터 오기 때문이다. 태양 빛이 비추는 낮에는 에너지가 태양으로부터 들어오므로 에너지의 소비량이 많은 활동을 하게 되고, 밤에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로 할 수 있는 행위를 하게 된다.

(사진= 허블우주망원경이 찍은 천왕성의 모습. 자전축이 거의 수직으로 기울어져 극지방은 42년동안 낮이나 밤이 지속된다. NASA 제공)

훨씬 긴 시간 간격인 계절을 기준으로 생각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일조시간이 긴 여름철에는 만물이 무성하게 자라고, 일조 시간이 짧은 겨울철에는 성장이 멈추거나 동면과 같이 에너지를 최소화하는 형태로 상태를 바꾼다. 이런 점에서 식물이나 동물이나 큰 차이가 없고 인간도 크게 보면 예외는 아니다.

지구의 자전과 공전 주기에 반응하는 것이 생명체에 국한되지는 않는다.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 자체도 마찬가지다. 지구의 공전 주기에 지구가 어떻게 영향을 받는지는 남극이나 북극 지방을 가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남극과 북극에서는 6개월간 낮이나 밤이 지속되기 때문에 에너지 차이가 극대화 되고 이 때문에 지표나 생태계가 극단적인 변화를 겪게 된다.

겨울에는 지표가 얼음으로 뒤덮이고, 심지러 바다까지 얼어붙어 온통 얼음 세상이 되고, 여름에는 얼음이 녹아 강이 만들어지고 빙하가 흘러내린다. 이러한 변화가 정확하게 지구의 공전 주기를 따라 되풀이 되는데 이는 생명체의 활동이 하루를 기준으로 되풀이 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극지방에서 일어나는 지표의 극단적인 변화의 영향이 극지방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극지방의 차가운 온도는 대기와 바닷물의 이동을 통하여 지구 전체로 퍼져나간다. 극과 반대로 가장 많은 태양에너지가 들어오며 변화가 가장 적은 적도 지방은 극지방과 대칭을 이루며 열을 극지방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상 현상의 원인이며, 풍화와 침식 작용으로 지표를 변화시킨다. 결국 지구 전체가 지구 공전 주기에 따라 변화를 겪게 되는 것이다.

지구의 운동이 완전한 원운동이고, 태양의 중력만이 지구에 미친다면 지구에서 일어나는 모든 변화는 자전과 공전 주기에만 의존하겠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지구는 타원 궤도를 따라 태양 주위를 돌고 있고, 지축이 기울어져 2만6천 년을 주기로 세차 운동을 하고 있다. 목성과 토성과 같은 큰 행성의 영향으로 지구의 공전 궤도인 타원 궤도의 모양도 변하고 지축이 기울어진 정도도 변한다. 이 때문에 계절의 길이가 변하게 되는데 이러한 변화도 지구의 온도에 기인하기 때문에 주기성이 있다.

세계 제 1차 대전 중이던 1940년대 세르비아인인 밀란코비치는 이러한 지구의 운동을 고려하여 기후의 변화가 약 10만년의 주기로 바뀔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밀란코비치 주기는 빙하기의 주기 설명에 적용되었는데 최근 남극의 얼음 중심에서 채취한 산소와 질소의 비가 10만년을 주기로 변해온 것이 알려져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물론 지구의 운동은 밀란코비치가 고려한 지축의 기울기 변화나 공전궤도의 모양 변화 이외에도 10만년을 주기로 지구의 공전궤도면이 아래위로 출렁이는 행성 세차운동 등 더욱 복잡하기 때문에 빙하기의 원인이 무엇인지는 여전히 잘 모르고 있다.

지구를 포함한 태양계는 은하계의 중심을 약 2억5천만년을 주기로 돌고 있다. 인류는 지금 긴 우주여행을 하고 있다. 지구는 지금까지 약 20번 정도 은하계 주변을 돌았고, 앞으로도 그 이상을 돌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