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12지지와 정신(精神)의 생성

곰선생=태화 2014. 10. 15. 13:27

12지지와 정신(精神)의 생성
 
 음양과 정신
 만물은 하늘의 기운(오운)과 땅의 기운(육기)을 동시에 받고 생활합니다. 인간은 음식을 먹음으로써 삶을 영위하게 되는데 음식을 먹으면 기혈(氣血)이 생성되고, 이 기혈을 바탕으로 정신(精神)이 생성됩니다. 이때의 정신은 사람의 의식을 뜻하는 것뿐만 아니라 형신(形神)의 다른 말입니다. 여기에서는 음양론을 통해 정신의 생성과정을 쉽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精)의 생성
 정신을 음양으로 구분하면 정(精, 형形)은 음, 신(神)은 양에 해당합니다. 식물의 일생을 12지지의 변화과정으로 살펴보면 술(戌)에서 씨핵이 형성되면 해자(亥子)에서는 씨앗(水) 속에서 외기(外氣)의 수축에 대한 반발로 목화(亥木, 子火)의 분열과정이 일어나게 됩니다. 일정한 시간이 지나서 축(丑)의 때가 되면 봄의 따뜻한 온기가 들어오는데 이 온기를 받아 씨앗 속에서 새싹을 만들기 시작합니다. 엄밀히 말해서 축토(丑土)의 토는 흙이라기보다는 온기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새싹이 씨앗의 내부에서 만들어지는 것이지 외부로 뚫고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축토를 시점으로 형체가 생기기 시작하면 인묘(寅相火, 卯金)의 과정을 거치면서 씨앗 내부에서 새싹의 형태를 완전히 갖추게 됩니다. 막 터지기 전의 봉우리나 새싹이 나오기 직전의 콩을 반으로 갈라보면 그 속에 새싹이 ‘새 을(乙)’자 모양으로 형성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천간의 을(乙)이라는 글자는 이 모습을 형상한 것입니다. 이 과정을 거쳐 형성된 봉우리는 진(辰)월(음력 3월)이 되면 봉우리가 터져 세상에 그 모습(형체)을 처음으로 드러냅니다.
 
 
 정신의 생성과 활동
 즉 술(戌)부터 묘(卯)까지의 과정은 씨앗의 내부에서 음의 형체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그러므로 진(辰)부터 유(酉)까지는 보이지는 않지만 양에 해당하는 신(神)을 생성하는 과정임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진술(辰戌)을 기준으로 음양으로 나눴을 때 음[(술(戌)∼묘(卯)]의 시간 동안 생성된 정(精)은 양[진(辰)∼유(酉)]의 시간에서 자신의 모습을 뽐내고(활동), 반대로 양의 시간에 생성된 신(神)은 음의 시간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활동).
 
 좀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씨앗 속[(술(戌)∼묘(卯)]에서 생성된 정(精, 形)은 봉우리가 터지는 진(辰)부터 꽃이 피기 전까지의 오(午)까지 세상 속에서 자신의 형체를 키워나갑니다. 그러다 꽃이 피는 미(未)부터는 생장을 멈추고 유술(酉戌)의 과정동안 낙엽이 떨어지는 등 형체가 초라해지면서 열매(神의 완성)를 맺게 됩니다.
 
 우리는 흔히 아기들이 밤에 잠을 잘 자야 키가 큰다는 말을 합니다. 위에서 보듯이 하루로 보면 술(19∼21)시부터 묘(5∼7)시까지는 음의 시간대로 이때에 형체를 만들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귀신은 밤에 활동한다(나타난다)고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일리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상화(申相火)와 만물의 통일
 이제 우주의 변화 중 통일과정에 해당하는 상화의 작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식물은 미토(未土)에 해당하는 꽃이 피면 생장을 멈추고 성숙 통일로 전환하게 되면 신유(申酉)의 과정을 거쳐 술(戌)에 이르러 씨핵을 형성하여 통일을 완수하게 됩니다. 즉 未는 통일이 시작되는 자리이며 戌은 통일이 완성되는 자리입니다. 그리고 申酉는 통일을 완수하는 과정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酉는 음력 8월의 햇곡식이므로 쉽게 이해가 되지만 申은 상화(相火)로 그 역할이 잘 이해되지 않습니다.
 
 상화의 역할
 화(火)에는 군화(君火)와 상화(相火)가 있습니다. 자오(子午)는 군화이며, 인신(寅申)은 상화입니다. 군화는 말 그대로 군주(君主)와 같이 火의 본래 역할을 하는 것이고, 상화는 재상(宰相)과 같이 군주를 보필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火는 군화를 말하는 것으로 밥을 할 때 물을 끓이는 역할을 하며 분열작용을 주로 합니다.
 
 상화는 밥이 다되어 뜸을 들이는 증기열에 해당하며 기운을 옆으로 퍼지게 합니다. 즉 상화는 한여름의 찜통 같은 열기를 말합니다. 자연은 군화를 이용해서 만물을 분열시켰으면 상화를 이용해서는 만물을 성숙시키게 됩니다. 그러므로 상화(申)가 군화(午)를 돕는다(보필)는 것은 분열의 목적인 통일작용을 돕는 것으로 궁극적으로는 未土를 도와주게 됩니다.
 
 
 상화는 소모된 양기(陽氣)를 보충하는 때
 상화가 생기는 원인은 지축이 경사졌기 때문입니다. 지축이 정립했을 경우와 지축이 경사졌을 경우를 비교하면서 상화의 역할을 구체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지축이 정립되어 있다면 오행 각각은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것입니다. 午火가 자기 역량을 모두 행사하여 양기를 100% 발산시키면 未土는 자기 역량을 모두 발휘해서 午에서 발산되었던 양기를 100% 수렴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우주의 운동이란 것은 전혀 열(陽氣)손실이 없으므로 영원히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축이 지금처럼 양방(陽方, 동북방)으로 기울어지면 午火는 자기역량 이상을 발휘하게 됩니다. 火는 남쪽에서 분산하는 힘이 더욱 크기 때문입니다. 이를 수치로 120%의 힘을 사용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未土는 반대로 사정위(四正位)에서 쫓겨났으므로 자신의 역량을 모두 발휘할 수 없습니다. 이를 수치로 80%밖에 힘을 못 쓴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렇게 보면 ‘120% 양기 발산 - 80% 양기 수렴 = 40% 양기 손실’ 로 결국 40%의 양기(陽氣)가 소모되어 버립니다. 이것이 반복되면 우주는 부족한 양기를 보충하지 못하여 언젠가는 운동을 정지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우주가 이 부족한 양기를 다시 보충하는 고육지책의 시기가 상화(相火)의 기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상화와 40대 돌연사
 사람이 40대에 접어들면 몸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하면서 보약이나 건강에 좋은 음식을 먹어 정력(양기, 生의 원동력)을 보충합니다. 이때가 인생에서 미토의 전환점(30대)을 지나 신상화(申相火)의 시기로 접어든 때로 그동안 먹고 살기위해서 사용했던 정력을 보충하는 시기입니다. 만약 정력을 과도하게 사용한 사람이 이때 보충하지 않는다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40대 돌연사가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를 잘 생각해 보면 상화는 지축이 경사된 현실에서 영원한 운동을 지속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과정임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말하면, 상화의 시기에서 정(精)을 축장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지구의 운동과 상화
 이제 지구의 운동을 통해 상화의 발생을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구의 양기(陽氣) 발산
 겨울의 지구는 씨앗처럼 밖은 음이고 안은 양의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그래서 겨울에는 지표는 춥지만 지하수는 따뜻합니다.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지구 내부에 축장되어 있던 양기(水속의 양핵陽核)가 발산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봄에 아지랑이가 피는 모습입니다. 물론 이에 가세하여 식물은 끊임없이 지하에서 물을 지표로 끌어 올리게 됩니다. 오(午, 음력 5)월이 되면 양기는 대기 중으로 최대한 끌어올려져 분산됩니다.
 
 하지(夏至)인 미(未, 음력 6)월이 되면 지구는 음의 통일 작용으로 전환하게 되는데, 이때 대기 중에 분산되어 극한 분열되어 있던 양기는 음의 수축작용을 받아 습기(濕氣)로 드러나게 됩니다. 그래서 이때부터는 대기 중에 습도(濕度)가 높아지게 됩니다. 이 습기가 응고되어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리므로 이때부터는 장마철로 들어갑니다.
 
 
 상화의 렌즈작용
 이렇게 되면 대기 중에는 습기의 수증기 막(렌즈)이 형성되는데 이것이 비닐하우스나 솥뚜껑과 같은 역할을 하면서 열을 가두게 됩니다. 즉 태양에서 직접 오는 태양열과 습기의 막에 의해 반사되어 들어오는 복사열 등이 합쳐지면서 지구는 고온다습한 7, 8월(음력 6, 7월)의 무더위가 시작됩니다.
 
 신상화(申相火)라고 하는 이유는 하지를 지나 음력 7(申)월이 되면 그동안 제대로 형성되지 못했던 습기의 막이 완전히 형성되어 솥뚜껑과 같은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찜통더위(열대야)를 이용해 지구는 그동안 발산되었던 양기를 보충하게 됩니다.
 
 
 상화와 일조량(日照量)
 물론 식물도 그동안 분열성장해오던 것을 未에서 꽃이 피면서 멈추고 열매를 맺기 시작합니다. 이때에는 열매를 맺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일조량이 있는데 이 시기에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많이 내려 냉해(冷害)를 입으면 쭉정이가 되어버립니다. 그러므로 이때는 열매가 되느냐, 쭉정이가 되느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또한 한여름 무더위에는 병충해가 많이 생깁니다. 사람에게도 이때는 식중독, 이질 등의 전염병이 많이 발생합니다. 특히 원한에 의한 살기, 울화병,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병이 난무하게 되는데 이를 상화병(相火病)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우주의 상화에 해당하는 시대로 ‘앞으로 별의별 병이 다 들어온다.’는 증산 상제님의 말씀처럼 병에 걸려 낙엽이 되느냐, 아니면 천지부모의 뜻을 헤아려 천지에 공(功)을 쌓아 우주의 열매가 되느냐 하는 갈림길입니다.
 
 
 지구의 양기(陽氣) 통일
 음력 8(酉)월을 지나면서 대기는 차가워지고 대기 중의 양기는 수축되어 지구 내부로 다시 축장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대기는 건조(그래서 묘유卯酉를 양명조금陽明燥金이라고 한다)해지고 뿌옇던 하늘이 맑아져서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가을이 됩니다. 또한 대기가 건조하므로 겨울과 봄에는 산불이 많이 납니다.
 
 앞에서 양기를 水와 동일시 한 것은 양기는 水(씨앗) 속에 들어있는 양핵이기 때문입니다.
 
 
 금화교역(金火交易)과 열매
 지구의 전체적인 운동과정을 살펴보면 식물의 생장 과정과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음과 양을 金과 火로 대치하여 비교한다면 서로에 대하여 금과 화의 위치가 바뀌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를 금화교역(金火交易)이라고 합니다(보통 여름에서 가을이 되는 과정을 말한다). 즉 여름에서 가을로 갈 때 금화교역이 된다는 것은 다른 말로 열매가 완성되었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금화가 교역하여 열매를 맺는 것이 酉에서 이루어진다면 좀더 수축작용을 받아 씨핵이 형성되어 완전한 씨앗이 되는 것은 戌에서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통일은 未에서 시작되어 申酉의 과정을 거쳐 戌에서 완성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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