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에서 노스트라다무스는, 동방으로부터 자기 민족을 비롯한 구라파 사람들을 구원하러 오는 거룩한 무리들의 모습을 마치 영상을 보듯이 생생하게 그려 주고 있다.
- 동양인이 자기 고향을 떠나리라
- 아페닌 산맥을 넘어 골(La Gaule)에 이르리라
- 하늘과 물과 눈을 넘어
- 누구나 그의 장대로 맞으리라
불란서인들은 ‘골족’이며 아페닌 산맥은 이탈리아 반도에 있다. 따라서 아페닌 산맥을 넘어 골에 다다른다는 말은, 구원의 동양인(L’Oriental)들이 이태리를 거쳐 자기의 조국으로 찾아오리라는 것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 시에서 가장 이해하기가 어려운 부분은 마지막 줄의 누구나 ‘그의 장대(sa gaule)로 맞으리라’는 구절이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누군가가 비행선을 타고 하늘을 넘고 바다를 건너와서 나무로 된 몽둥이를 들고 두들겨 준다는 말일까? 그런 우스운 모양은 결코 아닐 것이다.
골(gaule)을 대문자로 쓰면 골족을 의미하며, 소문자로 쓸 때는 장대를 뜻한다. 그렇다면 이 장대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먼저 ‘그의 장대’에서 ‘그’는 동방으로부터 찾아오는 구원의 무리들을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장대는 그 구체적인 용도가 무엇이든간에 구원의 절대자가 부여하신 것이라는 사실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런데 ‘두드리다, 치다’는 뜻을 가진 후라뻬(frapper)라는 단어에는 이외에도 ‘각인(刻印)을 하다’라는 의미가 있는데, 여기에는 동양인들이 장대를 들고온 목적을 암시해주는 단서가 감추어져 있다.
그러나 노스트라다무스는 그의 예언시 어느 곳에서도 이 장대의 신비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그는 왜 인류 구원에 대해 가장 중요한 생명의 열쇠인 이 신물(神物)에 대해 입을 다문 것일까? 그것은 그가 열렬한 기독교 신자였기에 아마도 성경에 그 해답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조화의 장대’에 얽힌 수수께끼는, 뒤에서 살펴보게 될 성경의 말씀과 동양의 위대한 철인들이 전한 개벽소식에서 구체적으로 알게 될 것이다.
◈ 서양 기독교 문명의 대파멸과 인류구원의 메시아 강세
- 과거와 함께 현재 시간은
- 위대한 조비알리스트에 의해 심판을 받으리라
- 그 후 세상은 피곤하게 되고
- 성직자들에게 배신을 당하리라
clerg?juriste : 법률을 공부한 성직자로서, 노스트라다무스 당시에는 이들이 재판관 노릇을 했다.
이 시의 1~2절에서 과거와 현재 시간이 ‘조비알리스트(Jovialiste)’의 심판을 받는다고 하였는데, 가장 큰 의문은 그러한 심판의 전권을 행사하는 ‘조비알리스트’가 과연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일반적으로는 조비알리스트를 ‘목성(木星)의 기운을 받은 사람’*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명랑하고 즐겁고 유쾌하다는 의미의 조비알(jovial)은 조브(Jove) 곧 쥬피터(Jupiter)에서 왔는데, 사전적으로는 목성(Jove)이 유쾌한 기분을 감응시킨다고 생각한 데서 그 같은 의미가 파생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천문학적으로 이 쥬피터는 로마 신화에 나오는 모든 신의 제왕을 말한다. 따라서 이 조비알리스트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광대이면서도 제왕이 되기도 하는 그런 존재인 것이다.
이 조비알리스트를 영어로는 ‘조커(Joker)’로 번역하는데 여기에도 비슷한 의미가 들어있다. 조커는 조비알의 의미를 살려서 일차적으로는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유쾌함을 선사하는 익살꾼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각종 경기에서 종종 볼 수 있는 것처럼, 평소엔 벤치를 지키고 있다가 최후의 순간에 등장하여 승패를 결정짓는 극적인 연출을 선보이는 이 조커는, 트럼프 게임에서는 어떤 패보다도 높은 으뜸패이며 다른 패를 대신하기도 하는 만능패 역할을 한다.[여기에 관련된 구체적인 인사(人事)문제는 하권 3부를 참고하라.]
이렇듯 조커는 신분이나 계급을 초월할 뿐만 아니라, 때와 장소에 따라 여러 인물로 변신이 가능한 만능 재주꾼이다.* 이처럼 역사의 이면에 가려져 있다가 결정적으로 대세가 쳐넘어갈 때 등장하여 판몰이를 함으로써 인류역사를 매듭짓는 인물을 상징하는 조커가 바로 ‘그 날’ 인류의 역사를 심판하도록 대권을 부여받은 조비알리스트이기도 한 것이다.
그는 계속해서 3, 4절과 다음 시에서 전해 주고 있는 것처럼, 종교인들의 철저한 아집과 독선적인 사고방식 그리고 배타적인 정죄의식이 빚어낸 환상의 믿음으로 인해 인간구원의 대명제가 완전히 상실된 말세의 시운을 고발하고 있다.
- 교회나 각 종파는 환상으로 바뀌고
- 파괴로 치달으리라.
◈ 대전쟁을 치르고 난 후, 낙원의 황금시대가 찾아온다
세 번째 북방왕은 백성들의 원성과 그들의 주된 요구사항을 듣고 대군을 일으켜 자기 조부와 증조부들이 거쳐간 해협을 건너 국가의 전체적인 질서를 바로잡을 것입니다. 두건을 걸친 큰 대리자(교황을 의미)는 본래의 위치를 찾고 받아들여지지만 결국 비탄에 잠기고 철저하게 버림받게 될 것입니다. 성인 중의 성인은(이는 예수를 가리키지만 여기서는 기독교를 뜻한다) 이교도에 의해 파괴될 것이고 신·구약 성서는 금서로 소각될 것입니다. 그 후에 적그리스도는 지옥의 왕자가 되고, 그리하여 모든 기독교 왕국들과 불신앙자들은 마지막으로 25년 동안 몸서리칠 것입니다. 심각한 전쟁과 전투가 일어나고, 도시들, 시내 중심가, 성들 그리고 건물들이 불타고 파괴되어 폐허가 될 것입니다. 이처럼 폐허된 도시는 담벼락 사이에 버려진 갓난아이들, 소녀들, 유부녀들 그리고 성폭행 당한 과부들의 피로 온통 물들 것입니다. 수없이 많은 죄악이 사탄의 이름으로 감행될 것이고 전세계는 거의 파괴되고 폐허로 남을 것입니다.(「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왜 세 번째 북방왕은 대군을 일으켜 자기의 조상들이 건너간 길을 따라 국가의 질서를 바로잡는다고 했을까? 그리고 북방왕의 침입은 어떻게 해서 기독교 세계의 붕괴와, 마침내는 전세계의 파괴를 가져오게 되는 것일까? 그러면 전세계는 이대로 폐허의 침묵 속에 영원히 빠져들게 되는 것일까?
물론 그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그는 “그(환난) 후에 사투르누스의 통치로 황금의 시대가 오지요”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좀더 쉽게 말한다면 우주생명이 본래의 통일상태로 되돌아가기 때문에, 그러한 대운을 타고 지금까지의 모든 인간의 꿈과 소망이 성취되는 새로운 시대가 개막되는 것이다. 그가 전해 주고 있는 바와 같이 오늘의 이 시대는 최후의 시대이며, 전세계가 거의 파괴되고 폐허로 돌아가는 때라서, 신앙의 대로(大路) 위에는 무지의 광기가 죽음의 춤을 추고, 끈끈한 원한이 세찬 함성을 토해내면서 지상에 이토록 큰 무덤을 현란하게 수(繡)놓고 있는 것일까? 아! 언제쯤 천지의 생명이 자기의 모습을 완전히 되찾음으로써 지상의 뭇 생명들이 생의 희열과 자유를 구가하게 되는 것일까?
- 일곱 번째 큰 수[七火]의 우주역사(여름우주) 시대는 막을 내린다
- 20년 동안의 달의 통치가 끝나고
- 다른 것이 7,000년 동안의 왕국을 이룩하리라
- 이울던 태양의 주기가 회복될 때
- 그 때 내 예언도 완성되고 끝나리라
달의 통치란, 부자유하고 미성숙한 달의 영향 아래 살아가는 지상의 모든 인간들도 달의 그러한 기운에 지배받아 온 것을 말한다. 이제껏 인간을 비롯한 지상의 모든 생명들은 달이 던지는 신비한 기운[陰氣]을 태양 기운[陽氣]에 비해 적게 받음으로써─현실적으로는 달이 지구의 영향을 받아 그러한 것이지만─수많은 모순과 갈등 속에서 살아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것을 과학적인 사고방식으로만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대단히 어렵다. 삼라만상이 일월(日月)과 더불어 시시각각 기운을 주고받으며 살아가는 생명의 조화를 마음으로 느껴야만,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 경계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본문의 ‘20년 동안’은 보통 말하는 20년의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달의 부자유한 운명의 지배를 받는 처음부터 마지막 순간까지를 총체적으로 가리키는 말이다. 그리하여 여기서의 ‘20’은 분열의 종국 상태를 나타내는 허수(虛數)가 되는 것이다.(이는 하권 1부에서 구체적으로 해명될 것이다.)
셋째 줄에서 ‘이울던 태양의 주기가 회복될 때’라는 말의 의미는 달이 부자유스런 구속 상태에서 풀리는 날, 태양의 주기도 새로운 창조의 시간대로 바뀌게 될 것을 말한다. 즉, 이것은 미래에 있을 일월(日月)의 대변국을 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것이 7천년 동안의 왕국을 이룩하리라’ 하였는데, 문제가 되는 것은 7,000년의 수와 그가 마지막으로 지구에 꿈의 대왕국을 건설하는 어떠한 인물이 있으리라고 강조한 사실이다. 그는 이 7,000년이라는 수에 대해 직접 이렇게 설명하여 주고 있다.
- 사탄이 구속되고 나면 … 이 일은 7천 년 경에 일어날 것이고, 기독교는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불신앙자들로부터 더이상 멸시를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때 세계는 대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의 예언과 예측에 의하면, 그 시간대는 이보다 훨씬 더 나중에 올 것으로 보입니다.(「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
다시 말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가 바로 7,000년기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그가 앞에서도 언급한 바 있는 ‘일곱 번째 큰 수’, ‘70회의 피눈물’, ‘7의 달’이라는 표현과 같이, 분열성장기를 마감하는 마지막 시대의 상징으로 이 7이라는 수를 쓰고 있는 것이다.
- 7천 년대 초기와 그 이후로 가보기 위해 저는 천문학적인 추정과 그밖의 적용할 수 있는 지식을 동원하여 이 시기를 깊이 계산했습니다.(「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
그는 이와같이 자기의 예언시에서 배열하고 있는 시간에 대한 모든 암호를 천문학적인 행성의 운행원리나 성경의 말씀 중 어느 한 부분에만 의거해서 제시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을 종합하여 전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 최상의 방법이란 천문학적인 방법과 오류가 없는 성서와 같은 수단에 의한 것일 겁니다. 저의 예언들은 각자 의미를 갖는 사슬고리의 순서대로 그리고 천문학적 방법과 저의 타고난 직감에 의해 산출된 결과들입니다.(「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
그는 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되풀이하여 강조하고 있는 바와 같이, 자기가 신앙하는 성서의 가르침을 따르면서 ‘천문학의 과학적인 운행원리’를 바탕으로 미래의 사건을 예언하고 있음을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천지 일월성신의 운행원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면, 그의 예언시를 아무리 읽어보아도 노스트라다무스가 후세 인류에게 전하고자 했던 세계의 종말과 구원의 내막은 전혀 알 길이 없게 된다.
- 모든 것이 천체의 도정(道程)에 의해 산출되었으며, 이는 적막한 시간을 이용해 저의 타고난 감성과 옛 조상들의 정신의 도움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국왕 폐하, 시간에 대한 엄격한 취조로 인해 이런 비밀스런 사건들이 단지 수수께끼 같은 문장들로 표현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의미와 해석은 하나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결코 애매함과 어설픈 계산법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
자기 후손들의 미래 위에 그들 실존의 쓰라린 현실상을 보여 줄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 것은, 모두 앞서가신 분들의 영력(靈力)에 힘입은 것이라 하였다. 그는 신앙자로서 그 누구보다도 조상의 은덕을 항상 이야기하던 사람이었다. 그는 비록 앙리 2세에게 자기 예언시의 한계를 고백하고는 있지만, 보이지 않는 생명의 샘에서 흘러나오는 무상한 시간대의 유동을 신비한 마음의 눈으로 간파했기에, 지극히 엄정하면서도 명료하게 사건들과 시간대의 계산을 수행했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다.
◈ 신천지에는 어느 곳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가 열린다
세계는 지금 긴박한 시간의 조짐을 느끼고 있다. 이제 미래의 시간대에서 부침(浮沈)하는 온갖 사건들이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이 예언자의 마음 위에 홀연히 떠올랐는가 하는 것을 그의 고백을 통해 알아보기로 하자.
- 저의 모든 것이 신으로부터 비롯된 것임을 진실로 고백하고 … 신과 자연에 의한 것만 실었으며, 그 대부분은 천체의 운행과 부합된 것들입니다. 이처럼 저는 화경(火鏡, 볼록렌즈)을 통해 보듯이, 어렴풋한 환영과도 같이, 비참하고 불가사의한 대사건들과 주요 주민들(강대국 또는 선진국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다가오는 참담한 재난을 보았던 것입니다.(「앙리 2세에게 보내는 편지」)
반복해서 음미해 볼 만한 명구이다. 그는 자신이 신과 자연의 대변자라고 조용히 항변하고 있다. 지상에서 일순간의 틈도 없이 터져서 굽이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과 재난은, 렌즈를 통해 보듯 어렴풋하게 보이는데, 이 모든 것이 신의 섭리와 천체의 운행에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장차 이 우주에 펼쳐지게 될 새로운 세계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것이며 또 어떠한 원리로 다가오는 것일까?
- 신의 말씀이 천지와 신비스러운 우유 속에
- 비밀의 황금을 담은 본질에 주어질 것이다
- 육체, 영혼, 정신은 모든 힘을 다해
- 하늘의자에서와 같이 그의 발 아래에 모여든다
새 세계가 되면 모든 사람이, 인류를 구원하여 주신 한 메시아의 발밑에 무릎을 꿇고 새 시대의 가르침을 받는다. 그런데 왜 ‘그의 발 아래’에 모여든다고 한 것일까? 이 말은 영계의 깊은 섭리를 우리에게 진한 색채로 암시해 주고 있다.
물론 하늘의자는 지존의 권능자를 상징하기도 하지만, 실제로 그 절대자가 앉는 천상의 보좌를 가리킨다. 그런데 ‘하늘의자에서와 같이 그의 발 아래에 모여든다’는 것은 하느님의 성소가 하늘나라에서 지상으로 옮겨오게 되는 우주개벽의 신비를 암시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지상이 천상의 어느 곳보다 높은 차원의 세계로 바뀐다는 말이다.(이 우주의 신비 내용은 본서 4부와 하권 3부에서 해명된다.)
◈ 죽음을 넘어 영원한 생명의 세계로
- 영혼이 없는 육체는 더 이상 희생되지 않으리라
- 죽음의 날이 생일이 되고
- 성령은 영혼을 행복하게 만들리라
- 말씀의 영원함을 보면서
이 사행시 또한 신비스러우면서도 불가사의하기 짝이 없는 구절로 이루어져 있다. 수수께끼 같은 첫 행의 의미도 2·3행이 제대로 해독될 때 그 의미가 풀리게 된다. 먼저 2행의 ‘죽음의 날’이란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우주의 조화기운이 성장에서 완성으로 대전환 될 때 천지가을철의 숙살기운이 내려와서 모든 생명을 완전히 절멸시키는 그 때를 가리킨다. 따라서 그 날은 생명을 길러온 지금까지의 시간대가 종말을 고함과 동시에 새로운 성숙의 시간대가 개막되는 날이기도 하며, 이를 노스트라다무스는 ‘죽음의 날이 곧 생일이 된다’고 한 것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육신을 가진 인간으로서 겪게 되는 죽음과 부활이라는 의미도 숨어 있다.(그 구체적인 의미는 본서를 끝까지 정독하면 알게 된다.)
‘성령’은 이러한 새로운 우주의 시간대를 펼치는 ‘우주 자연의 순수 생명의 신성’, 즉 후천 우주의 무극(無極)의 영기를 말한다. 이 조화신의 기운은 사투르누스의 비의(秘意)에서 보았듯이, 이 우주를 완성의 황금시대로 화하게 하는 대권능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이 무극의 신이 다스리는 시대가 오면 모든 생명이 완성된 존재로 변모되는데, 이를 이 신성에 충만한 예언가는 ‘성령은 행복한 혼을 만들리라’고 노래했던 것이다. 미래를 노래하는 서양의 시선(詩仙) 노스트라다무스는, 새로운 세계가 올 때에는 이처럼 우주의 조화기운이 질적 대변화를 일으키게 됨을 은연 중에 암시하고 있다.
따라서 첫번째 행은 우주생명이 완전히 여무는 새로운 성숙의 시간대에서는 윤회가 종결되기 때문에―윤회란 것은 영혼의 미완성을 전제로 하는 개념임을 명심하라―지금의 미완성된 시간대에서 성숙한 우주의 가을시간대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천지의 대변국으로 인해 희생당하는 생명은 더 이상 윤회의 기회를 얻지 못함을 의미한다. 즉, 이 불란서 예언가는 그것이 숙살지기가 되었든 자연계에 일어나는 대변국이 되었든, 이번에 희생되는 영혼은 윤회의 기회를 박탈당한 채 영원히 흩어지고 만다는 엄정한 우주법도의 심판을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노스트라다무스는 서양사람이지만 예언의 근본정신을 동양의 우주원리로 은폐시켰기 때문에, 서양의 철학이나 신학 혹은 과학적 사유만으로 그의 예언시를 이해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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