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1일 도쿄신문. 지면 왼쪽 하단에 ‘뉴스 창작‘이라고 씌어 있어 만우절용 웃음을 위한 기사임을 표시하고 있다. |
일본 국립영장류연구소, ‘놀라운 연구 결과’ 발표
‘도쿄신문’ 보도…알고보니 ‘만우절 독자 서비스’
“설마하고 생각했습니다. 몇년 동안 관찰을 계속한 다음에 연구자들끼리 토론을 거쳐 낸 결론입니다. 진화론에 영향을 줄 만한 세기의 대발견입니다.”(고바 무쓰로 일본 영장류연구소장)
원숭이는 어떻게 우두머리를 뽑을까. 힘세고 덩치 큰 놈이 우두머리가 되긴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놀라운(!)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일본 국립영장류연구소(이하 연구소)가 1968년부터 일본 세토나이카이에 자리한 한 섬의 일본 원숭이의 생태를 조사해 보니, 그 중 한 무리의 원숭이들이 투표를 통해 우두머리를 뽑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는 증거를 확인했다고 <도쿄신문>이 1일 보도했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오전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 놀라운 발견에 대해 일본 정부가 긴급 각의를 열어 조사 결과를 주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를 보면 이 섬에는 500마리 정도의 원숭이가 살고 있다. 이 중에 수십마리의 원숭리로 구성된 하나의 집단이 이상한 변화를 보이기 시작했다. 원숭이는 보통 한마리의 우두머리 수컷을 중심으로 가장 말단의 젊은 수컷까지 피라미드식 위계질서를 갖고 있다.
오자카이 아키히코 연구소 부소장은 “모든 집단이 덩치가 크거나 힘이 강한 수컷이 우두머리가 되지만, 이 집단만은 이상한 짓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행동은 원숭이 무리들이 일정 기간마다 한번씩 공터에 돌을 쌓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돌이 쌓일 때마다 원숭이 무리의 우두머리가 교체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돌무더기의 수와 우두머리급 수컷의 숫자, 무더기의 높이와 수컷의 서열이 놀랍게도 모두 일치했던 것이다.
더 놀라운 것은 돌을 쌓는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는 우두머리 급에 속한 수컷 원숭이들이 다른 원숭이들의 털을 쓰다듬거나 음식을 나눠주는 듯한 작업을 절대 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오자카이 부소장은 “선거 중에는 투표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이익을 제공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앞으로 이같은 원숭이 투표가 계속되면 수십년 뒤에는 암컷이 우두머리에 오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오자카이 부소장은 “원숭이들의 선거가 매우 공정하고 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 사람이 원숭이들의 선거에서 배워야 할 점도 많다”고 말했다.
한편, <한겨레>가 이 연구소에 섬의 위치를 확인해 본 결과, 담당자는 “원숭이들의 생활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사람의 출입이 제한돼 있고 지도에도 표기되어 있지 않는 섬”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력히 항의하자 “오늘이 4월1일인데 아직도 감이 안 오느냐. 웃자고 하는 얘기에 너무 죽자고 달려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위안부 문제 등으로 한일 관계가 악화돼 있지만 앞으로는 조금씩 더 개선돼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쿄신문>은 기사 맨 왼쪽에 조그만 글씨로 ‘뉴스 창작’이라고 표기했다. 만우절을 맞아 독자들이 잠시나마 즐거울 수 있도록 일종의 서비스를 한 것이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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