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오행-火

곰선생=태화 2013. 5. 22. 13:20

오행-火

만물변화의 제 2 단계인 화火는 땅을 뚫고 나와 자라던 싹이 사방으로 가지와 잎을 내듯이 분산하는 기운을 말합니다. 이렇게 분산하는 기운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게 바로 불입니다.

 

목木이 발전하는 모습은 기본 뼈대를 유지하는 것이지만 화기火氣가 발전하는 단계에 들어오면 목기木氣의 특징은 소진되고 분열이라는 새로운 특징이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므로 목木일 때의 특징이던 만물의 힘[力]이나 충실했던 내용은 외관적인 수려함이나 허식虛飾으로 변합니다. 인생에서 이 시기에 해당하는 청년기에 기운이 바깥으로 몰려 피부에 문제(여드름 등)가 많이 생기게 되고, 내적인 면보다 외적인 아름다움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화火는 만물이 양껏 분열하여 자기 모습을 최대한 밖으로 표출하는 상象으로서 사계절 중 여름에 해당하며, 여름을 4계절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표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신체에서 화기火氣를 관장하는 장기는 심장心臟입니다.

 

인생에서 화는 청년기에 해당하고, 하루를 보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낮에 해당합니다. 방위로는 남방입니다.

 

이렇게 끝없이 분열을 거듭하다 보면 자기 모습조차 잃어버릴 정도까지 분열의 극까지 달하게 됩니다. 즉, 거듭된 분열로 인해 원래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되어 아무것도 없는 듯 하지만 원래의 모습을 모두 내포하고 있는 것이 바로 토土입니다.

 

앞서 木火의 생장과정을 말했습니다. 이러한 생장분열이 무제한으로 이루어진다면 인간의 키는 수천 척에 달할 수도 있을것이고, 나무의 높이는 하늘을 찌를 것입니다. 하지만 천도天道는 맹목적인 전진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생장이란 성숙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생장의 극한 까지 이르게 되면 생장을 정지하고 통일의 과정이 시작됩니다. 그 변화의 마디가 바로 토土입니다.

토는 방위가 중앙中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화금수와 같이 생장이나 수렴의 편중된 특징이 아닌 중화성을 가집니다. 그래서 생장과 통일의 중간에 토가 위치함으로써 금화金火의 상쟁을 막아 여름에서 가을로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토는 그밖에 만물을 번식시키며 또는 살찌게 하는 주체이기도 합니다.

토는 사계절에 배속하면 장하長夏가 됩니다. 장하란 하지夏至가 지나 여름과 가을의 교차점에 생기는 무더위(흔히 삼복더위라 하는데 가장 더운 말복은 여름의 끝인 하지가 지난 다음에 옵니다.)를 말합니다.

신체에서 토기土氣를 관장하는 장기는 비장脾臟입니다.

여기에서는 토기土氣의 대표적인 특징만을 말하다 보니, 화火 와 금金 사이에 위치에 양[火]과 음[金]의 대립을 중재하는 역할만을 말했지만, 사실 차이는 있을 지라도 사계에는 토土가 하나씩 다 작용하고 있습니다.

목木과 화火는 다 같이 분열을 주도하는 기운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그 기운은 상이하게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목에서 화로 이어질 때 중화기운인 토土가 작용하지 않으면 천지운행은 큰 차질을 빚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