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디지털과 음양오행

곰선생=태화 2013. 5. 2. 14:33
디지털과 음양오행

                 
                                  디지털과 음양오행이 무슨 관계가 있다는 말인가. 칼럼 제목에 대해 의아하기 생각하는 이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 가져다 붙여 말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이가 있을지 모르겠다.

디지털(digital)이란 어휘는 `digit'의 형용사로, 라틴어의 `digitus'에서 왔다. 1,2,3,4,5,…와같은 숫자를 뜻하는 말이며, 나중에 숫자를 손가락으로 꼽다보니 손가락이라는 뜻으로 변했다. 다시 말해 디지털이란 말은 손가락으로 수를 센다는 의미이다. 그런데 `digitus'에서 `di-'라는 접두사가 가진 의미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di-' 또는 `de-'라는 접두사는 원 뜻이 `나누다'이다. `divide' `decrease'와 같은 단어들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금방 간다. 나누다(divide) 보니 줄어드는 것(decrease)이다. 또 나누는 것은 줄어드는 것이니 부정(否定)이나 좋지 않다는 의미도 생겼으며, 나중에는 가리킨다는 지시(指示)의 뜻으로도 쓰이기 시작했다.

나눔 중에서 대표적인 방식은 둘로 나누는 것이다. 그래서 디지털이라 하면, 사람들은 올록볼록한 형을 생각하거나 양(量)이 계단형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연상한다. 반면 아날로그는 양의 연속적인 변화를 뜻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래서 디지털이 무엇이냐 물어보면 두 가지 상태, 즉 0 이나 1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고 대답한다. 정답이다. 디지털은 이진법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진법이 무엇이냐 하면 바로 음양 오행의 음양(陰陽)이다.

음양이란 바로 사물의 두 가지 대극(對極)되는 측면을 말하는 것이고, 바로 디지털인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는 디지털은 첨단이고, 아날로그는 구식이라는 이상한 나눔의 생각이 존재하는 것 같다. 하지만 디지털적인 사고란 사물의 본질을 좀 더 근원에서 이해하려는 방식이다. 자연은 자신의 모습을 아날로그적인 형태로서 우리에게 보여준다. 사슴의 목을 생각해 보라. 그 길게 흐르는 유려한 선은 아날로그이지 디지털이 아니다. 완벽성 그 자체인 원(圓, circle)은 그 원주(圓周)의 선이 그 각도를 연속적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안으로 굽어들게 하고 있다. 아날로그는 자연의 모습인 것이다.

반면 디지털은 그 곡선을 분해시켜서 계단형으로 파악하자는 것이니, 이는 바로 미적분을 탄생시킨 사상인 것이다. 그렇기에 디지털적인 사고는 우리 인간이 자연과 우주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령 우리 눈앞에 어떤 도형이 있다고 가정하면 우리 인간은 그것이 각이 진 형태냐 아니면 둥근 모습이냐, 이 두 가지 기본형으로 구분하게 된다. 각형(角形)과 원형(圓形)으로 크게 나누어 보게 되고, 각형이라면 다시 몇각형이냐로 파악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디지털적인 사고 방식이자, 음양 오행의 사고 방식인 것이다.

인간이 사물을 이해하는 방식 역시 그렇다.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사물이라도 크게 구분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나누어 가면 결국 대상은 인식의 범주 내로 들어오게 된다. 이렇듯이 사물을 두 가지 대립되는 성질로 나누어 인식하는 방식, 이는 디지털적인 사고이자 음양 오행의 사고 방식인 것이다. 디지털과 음양 오행은 그래서 같은 것이다.

앞으로 필자는 이 지면을 통해 독자들에게 음양 오행을 통해 세상을 보는 새롭고 신선한 시야를 열어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