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도 영혼이 있어 말을 한다
향나무랑 사철나무가 나누는 말이 제게 들렸습니다”
길가 모퉁이에서 말다툼하는 소리가 들려서 그곳으로 가보았습니다. 그곳에서 사람의 모습은 볼 수가 없었고, 가만히 서서 다시 들어보니 향나무와 사철나무가 서로 말다툼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 놀라서 잠시 아무런 생각도 없이 보고만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향나무와 사철나무에서 광채가 나고 있었습니다. 향나무는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이고 사철나무는 할아버지보다 나이가 조금 적어 보이는 남자분이었습니다.
사철나무는 “현실이 중요한데 도를 닦는 것은 너무나 힘들다” 이렇게 얘기하였고, 향나무는 “현실도 중요하지만 그래도 도를 닦아서 앞으로 올 일을 대비해야 한다”면서 사철나무를 타일렀습니다.
이것을 목격한 저는 헛것을 본 것인가 아니면 내가 미쳤나 생각하면서 얘기를 듣고 있는데, 두 나무는 계속해서 말다툼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제 그만 다투지 마세요” 하고 나무를 흔들면서 얘기를 했더니, 더 이상 다투는 소리가 들리지 않았습니다. 향나무와 사철나무가 제 말을 들어주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무생물이 말을 하니 너무너무 신기했습니다”
학교에 가려고 버스정류장에 서 있는데 “아야, 아야”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옆을 봤더니 어떤 아저씨가 가로수의 껍질을 손으로 벗기고 있었습니다. 나무의 아픔이 막 느껴져서 너무 화가 났습니다. 마침 버스가 와서 버스를 탔습니다.
그렇게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시원하다. 아, 시원하다”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소리나는 쪽을 봤더니 놀랍게도 아스팔트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도로의 열을 식히기 위해 살수차(撒水車)가 지나가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스팔트는 무생물인데도 말을 하니 너무너무 신기했습니다.
며칠 후 도장에서 교육을 받고 있는데 “아이고 목이야. 아이고 죽겠네” 하는 소리가 계속 났습니다. 바로 앞 선풍기에서 나는 소리였습니다. 너무 웃겨서 ‘픽’하고 웃음이 나왔습니다. 귀를 막아보았는데도 똑같은 크기로 “아이고 목이야, 아이고 죽겠네! 고만 돌려”하는 소리가 계속 났습니다.
다음날 선풍기를 확인해 보니 목 부분에 금이 가 있더군요. 선풍기가 회전할 때 금이 간 부분이 아팠던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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