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행五行은 자연의 성령
오행五行이라 하면, 우리는 흔히 만물 구성의 5가지 요소 정도로 생각한다. 오행이 상생, 상극하여 만물의 생성 변화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행의 원형문화를 기록한 <환단고기>에서는 오행을 '목화토금수’라고 하지 않고, ‘태목太木, 태화太火, 태토太土, 태금太金, 태수太水’ 라고 표현하고 있다. 왜 앞에 태太 자를 붙였을까? 증산도 종도사님께서 앞에 태太자를 붙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환단고기>에서는 오행五行, 즉 목화토금수가 단순히 우리가 말하는 오행이 아니라, 천지의 동서남
북을 맡아서 만물을 낳는, 동서남북 사시 변화를 다스리는 자연의 성령이라 하였다. 그래서 앞에 태
太 자를 놓았다. 태목太木, 태화太火, 태토太土, 태금太金, 태수太水라고. 이것을 자연의 다섯 성령, 오령五靈이라 한다.
오행의 원형문화, 오행의 첫 발상지인 고대 동방에서는 오행을 “만물을 낳는, 동서남북 사시 변화를 다스리는 자연의 성령”으로 봤다는 사실이다. 자연의 다섯 성령, ‘오령五靈’으로 봤다는 사실이다. 고대 배달, 조선의 신성神性 문화의 황금기를 열었던 신교神敎에서 오행을 ‘신神의 작용’으로 본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신神적 문화의 퇴화
중국의 유교의 천天 개념이 상제천에서 자연천으로 바뀌듯이, 중국의 신선사상이 차츰 연단, 단약 등 유물론적으로 바뀌듯이 오행 사상이 중국의 역사 과정 속에 신神적 요소가 탈색되고 기氣적 측면만 강조되었으리라 본다.
오늘날 범신론汎神論이라는 것이 푸대접 받는 상황과 같다. 범신론pantheism은 일체의 것은 신이며, 신과 세계는 하나라는 이론이다. 꽃도 바위도 짐승도 모두 신과 같은 속성을 나누고 있다. 모든 것은 신이다. 꽃도 바위도 짐승도 생태계의 일원으로 인정하는 공생공존의 법칙이다. 배달 신교神敎의 신의 세계관이며 자연관이다.
그러나 오늘 날 기독교의 유일신관에 의해 범신론과 애니미즘은 철저하게 부정되고 있다. 그들은 "땅을 정복하라"(창1:28)는 가르침대로 이민족 이교도를 정복하고 꽃과 바위와 짐승을 지배하고 파괴해왔다. 공생공존의 법칙이 아닌 오직 신의 뜻만 섬기는 문화이다. 우주의 오행을 낳은 자연의 신, 또는 성령이 있다고 하면, 기독교인들은 얼마나 펄쩍 뛸 것인가.
오행에 관한 <환단고기> 원문
고대 배달, 조선에서 신의 문화의 황금기를 열었던 신교에서 오행을 어떻게 봤는지 <환단고기> 원문을 살펴본다.
未有氣而始生水하사 使太水로 居北方司命하야 尙黑하시고
未有機而始生火하사 使太火로 居南方司命하야 尙赤하시고
未有質而始生木하사 使太木으로 居東方司命하야 尙靑하시고
未有形而始生金하사 使太金으로 居西方司命하야 尙白하시고
未有體而始生土하사 使太土로 居中方司命하야 尙黃하시니
於是에
遍在天下者는 主五帝司命하시니 是爲天下大將軍也시며
遍在地下者는 主五靈成効하시니 是爲地下女將軍也시니라.
<삼신오제본기>
오행은 본래 배달 민족의 우주 자연관
종도사님의 <환단고기> 역주본에서 ‘오행’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주, 즉 천지인 삼재지리三才之理의 창조 변화 원리를 전개하는 오행五行 원리는 본시 배달 민족의 신
교철학이며 우주 자연관이다.
신교의 오행 원리는 단군왕검 때 부루태자가, 뒷날 하夏나라의 시조가 되는 하우씨에게 9년 홍수를 다스
리도록 오행치수법五行治水法을 전해 줌으로써 중화 문명에 전수되었다. 그런데 후에 은나라가 망할 무
렵에 은나라의 성인 기자箕子가 오행 원리를 요약한 것이 [서경]의 <홍범구주>인데, 이것이 주나라 무왕에게 전해진 것이다. 이렇듯 오행 원리는 본래 동이족의 신교 우주 철학으로서 한민족의 우주자연관이다.
신교의 오행 개념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수화금목토의 개념이 아니므로, 클 태太 자를 붙여서 말한다.
즉 음양 운동이 일어나는 모체인 태극을 따라서 태목太木, 태화太火, 태토太土, 태금太金, 태수太水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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