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양계초의 음양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

곰선생=태화 2014. 7. 23. 18:43

양계초의 음양론에 대한 비판적 시각

양계초는 음양의 신비적 사용이나 원리적 사용에 대해서 대단히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즉 원래 음과 양

이 중국 고대 저술들에서 사용된 의미는 단지 부분적 현상들을 지칭하는 개념이었다는 것이다.

 

   춘추전국 시대 이전에는 이른바 음양이라든가 오행이라든가 하는 말이 매우 드물게 나타나고 그 의

   미도 극히 평이한 것이었다. 또 이 두 가지 말이 함께 인용된 적도 없었다. 모든 경전과 공자, 노자,

   묵자, 맹자, 순자, 한비자 등 모든 사상가들도 그에 대해서 언급한 바가 없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사

   설邪說을 지어내어 혹세무민한 자는 누구인가. 그 시원은 ... 추연과 동중서, 유향이다. (양계초, 음양

   오행설의 연구)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양 사상은 현재 중국 철학의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개념이 되었다.

 

   “이러한(음양과 오행) 이상야릇한 체계는 마침내 이천년 동안 모든 사람들의 심리에 뿌리내렸고, 모

   든 사람의 일을 지배하였다. 아아, 우리의 생사와 관련된 의약도 모두 이러한 관념의 산물이며, 중국

   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중화민국의 국기도 이러한 관념이 가장 잘 드러난 표상이니 또 무엇을 말하겠

   는가?”(양계초, 음양오행설의 연구)

 

이처럼 중국 고대부터 자연과 인간을 설명하는 근거로 사용된 음양론은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주론, 존재론,

인간론, 정치론, 문명론에까지 동양의 모든 사유에 내포되어 있는 가장 근본적인 이론이다. 따라서 음양 사상

을 단지 미신으로 치부하는 양계초의 주장은 한편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

 

서복관은 <음양오행설과 관련문헌 연구>에서 “음양을 우주에 존재하는 두 가지 상반되고 상호 작용하는 기본

적인 원소 혹은 동력이라고 인식하고 그것을 통해서 여러 가지 현상의 변화 법칙 혹은 근원을 설명하게 된 것

은 상당한 기간의 발전과 전개를 거친 후였다. 양계초처럼 음양오행설을 ‘미신’이라고 단정하는 태도는 사상사

를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 고 말한다.

 

 

음양론은 상호 관계적 체계

음과 양은 상호 간에 하나의 존재가 상대의 존재를 전제하고 있음을 상징한다. 이것은 존재의 법칙이라고도

수 있을 듯하다. 만사만물이 상호 의존하고 유기적 관계 속에 있을 때만이 생성이 가능함과 같다. 그래서 <춘추

>에서는 “홀로 있는 음과 홀로 있는 양은 어떠한 것도 생성시키지 못한다(獨陰不生 獨陽不生)”라고 하였다. 즉

음과 양은 상호 작용함으로써 만물을 생성시킨다는 뜻이다.

 

런던대학 교수를 역임한 동양학 연구의 권위자인 그레이엄은 <음양과 상관적 사유>에서 음양, 삼재, 오행 등

동양의 우주론이 갖는 규칙적 구조에 대해 서양 논리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음양의 논리는 현현顯現

하는 모든 것들의 상관적 사유를 나타내는 가장 보편적 규칙임을 보여주려 한다.

 

   그러한 체계구성(대립적인 두 항)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그것이 잠겨있는 모든 것을 표면으로 연결

   시키는 그러한 시도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종류의 사유라는 것이다. 그 결과는 하나의 정합적이지

   만 매우 단순화된 도식이다. 그 우주론자는 왜 깜짝 놀란 새들이 날아오르고, 물고기는 물속으로 헤

   엄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할 준비가 갖추어져 있다. 그러나 그 설명은 고립된 유비들이 아니라 전 체

   계를 통한 유사와 대조로써 이루어진다.(그레이엄, 음양과 상관적 사유)

 

이러한 설명은 존재하는 대립적 현상들에 대한 음양적 구분이 가지는 관계성을 설명하는 것이다. 서양의 원

자론에서 모든 존재의 최소 단위가 원자로 한다면, 음양 사상은 그러한 최소 단위조차 근거하게 되는 존재자

들의 존재 원리와 변화 원리를 동시에 갖는다. 즉 음과 양은 우주의 모든 존재들을 상호 관계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인 것이다. 음양은 원래 존재 원리로서 만물이 상호 관계되어 있으며, 상호 의존

하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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