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와철학/동양철학

생명의 근원, 건곤(乾坤) 천지(天地)

곰선생=태화 2013. 11. 27. 14:18

생명의 근원, 건곤(乾坤) 천지(天地)
 모든 생명의 근원을‘건곤(乾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역 64괘에서 근본 부모를 이루는 괘가 건곤(乾坤)인데, 건곤은 순음순양(純陰純陽)자리입니다. 이 생명의 근원자리가 음양으로 되어있기 때문에 모든 천지 만물이 다 음양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건곤자(乾坤者)는 음양지본원야(陰陽之本源也)라’라고 정의내릴 수 있습니다. 형이상학적인 건곤자리가 현실세계로 물질화돼서 나타날 때는 천지로 나타나요. 건은 천으로 나타나고 곤은 지로 나타납니다. 이것이 현실의 만물을 창조하는 부모가 되는 자리입니다.
 
 ‘천지자(天地者)는 음양지전체야(陰陽之全體也)라’ 천지는 음양의 온전한 체가 되고,‘ 일월자(日月者)는 음양지대용야(陰陽之大用也)라’현실적으로는 일월이 천지의 운동을 대행하고 있어 생명창조의 체(体)와 용(用)이 모두 음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까 삼라만상이 음양으로 이뤄지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하늘에서는 기운을 던져주고 그 기운을 받아서 만물을 생성하는 주체는 땅입니다. 천지에 대한 인식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천지의 자식인 인간과 만물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어요. 인간에 대한 신비를 풀기 위해서는 천지에 대한 신묘한 수수께끼를 풀지 않으면 인간의 수수께끼도 풀 수가 없는 것입니다. 상제님께서도“천지는 억조창생의 부모라”고 하셨습니다.
 
 천지와 음양의 중요성에 대한 상제님의 고귀한 말씀을 하나 살펴보겠습니다.
 
 “대인을 배우는 자는 천지의 마음을 나의 심법으로 삼고 음양이 사시(四時)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하여 천지의 화육(化育)에 나아가나니 그런고로 천하의 이치를 잘 살펴서 일어일묵(一語一默)이 정중하게 도에합한 연후에 덕이 이루어지는 것이니라.”(道典4:95:11∼12)
 
 천지의 마음은 어떤 마음이냐? 천지의 마음에 대해 제가 네 가지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첫째, 천지의 마음은 사리사욕이 없어요. 무사무욕해요. 둘째는 만물을 포용하고 사랑해주는 마음이 있습니다. 셋째로 천지는 만물을 생해주는 마음이 있고, 넷째는 광대무변한 마음입니다. 우리 인간의 마음은 좁아요. 하지만 천지의 마음은 높이와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따라서 대인군자가 되기 위해서는 천지의 마음을 나의 마음으로 삼아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그리고‘음양이 사시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해야 된다.’음양이 사시로 순환하는 마음은 양이나 음으로 치우치지 않은, 불편부당한 마음입니다. 봄에는 만물을 생(生)해주기만 하고, 가을이 되면 서릿발을 쳐서 만물을 다 죽입니다. 하늘은 봄에는 사랑[仁]을 베풀지만 가을에는 정의(正義)를 실현합니다. 인과 의를 겸한 마음이 음양이 사시로 순환하는 이치가 아닌가합니다.
 
 그 이치를 체득하여‘천지의 화육에 나간다.’천지에서 만물을 화육하는데 인간이 동참을 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천지의 마음을 나의 마음으로 삼고 음양이 사시로 순환하는 이치를 체득한 사람만이 천지와 동참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대인이 되기 위해서는 천지에 대해, 음양에 대해 눈떠야 하는 것입니다.
 
 
 ‘음양(陰陽)’글자의 생성
 그러면 음양이라는 글자는 어떻게 해서 생겨났느냐?
 
 최초의 옥편인『설문해자』를 보면, 음양이 처음에는 ‘ ’이렇게 쓰였다고 합니다.
 
 다시 음(음) 자를 파자해 보면, 오를 상(上, 二는 上과 통용함) +회전할 모( ) + 합할 합(合→ ) + 미칠급(及→ )으로써 수증기가 회전하면서 올라가서 합하여 한 곳에 모여서 구름을 이룬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구름이 태양을 가려 하늘을 어둡게 만드는 모습에서‘음’자가 나온 것입니다.
 
 양( )은 태양[日] + 지평선[一] + 勿[非의 변형으로 햇살이 퍼지는 모습]이 합해진 것으로, 태양이 지평선 위에 떠오르면서 햇살을 찬란하게 쫙 뿜어내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하늘에서 구름이 태양을 가리고 있으면 음( )이고, 태양이 햇살을 쫘악 내리 비치면 양( )입니다. 즉 하늘의 밝고 어두움이‘음양’입니다.
 
 그런데 여기에 좌부방( )을 붙이는데, 좌부방은 언덕을 뜻합니다. 땅을 말하죠. 산남수북(山南水北)을 양(陽)이라고 합니다. 산의 남쪽 강의 북쪽은 항상 태양이 밝게 비칩니다. 그래서 한강의 북쪽이라 해서 한양이라 했어요. 반대로 수남산북(水南山北), 강의 남쪽산의 북쪽은 태양이 비치질 않아요. 그래서 그늘진 곳을 나타내서 음(陰)이라고 씁니다.
 
 따라서‘ ’은 하늘의 밝음과 어둠,‘ 陰陽’은 땅의 밝음과 어둠을 나타냅니다. 지금은‘陰陽’만 쓰고 있죠.
 
 
 음양의 예
 그러면 어떤 것이 음이고 어떤 것이 양인지, 그 특징을 살펴보겠습니다. 음양은 천지일월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모든 것을 다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늘과 땅 중에서 하늘이 크죠. 그러니까 큰 것은 양이고, 작은 것은 음이 됩니다. 그리고 하늘이 땅을 싸고 있어요. 바깥에 있는 것은 양이 되고 안에 있는 것은 음이 됩니다. 높이 있는 것은 양이 되고 아래 있는 것은 음이 됩니다. 하늘은 둥글죠. 둥근 것은 양이 되고 네모난 것은 음이 됩니다. 하늘은 맑고 경청(輕淸)합니다. 경청한 것은 양이 되고 중탁(重濁)한 것은 음이 됩니다. 선후(先後)에서는 선행하는 것은 양이고 뒤쫓아 가는 것은 음이 됩니다. 봄여름의 양시대가 먼저 열리고 뒤이어 가을겨울의 음시대가 열리죠.
 
 그런데 음양의 원뿌리, 근원자리는 음에서 시작하고 궁극의 이상도 음에서 완성되기 때문에‘양음’이라 하지 않고‘음양’이라고 읽습니다.
 
 일월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밝은 것은 양이 되고 어두운 것은 음이 됩니다. 뜨거운 것은 양이 되고, 찬 것은 음이 됩니다. 낮에는 사람들이 활동을 하고 밤에는 잠을 자죠. 그래서 동(動)하는 것은 양이 되고 정(靜)하는 것은 음이 됩니다. 나아가는 것은 양이 되고 물러나는 것은 음이 됩니다. 흩어지는 것은 양이 되고 통일되고 합쳐지면 음이 됩니다. 상승하는 것은 양이 되고 하강하는 것은 음이 됩니다.
 
 그리고 태양은 언제나 똑같이 둥글어요. 그렇지만 달은 찼다 기울었다 하죠. 그래서 실한 것은 양이 되고 부족한 것은 음이 됩니다. 『황제내경』에‘양화기음성형(陽化氣陰成形)’이라는 말이 있어요. 양은 기로 화하고 음은 형을 이룬다는 뜻입니다.
 
 또‘수화자(水火者)는 음양지징조야(陰陽之徵兆也)라.’하여 물과 불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음양의 성질을 유추해낼 수가 있습니다.
 
 이 음양에 대한 상제님 말씀을 살펴보겠습니다.
 
 欲知廣大(욕지광대)면 觀乎天地(관호천지)하고
 欲知變通(욕지변통)이면 觀乎四時(관호사시)하라
 광대함을 알고자 하면 천지를 살펴보고
 변통의 이치를 알고자 하면 사시를 관찰하라.
 
 欲知陰陽之理(욕지음양지리)면 觀乎日月(관호일월)하고
 欲知功德之業(욕지공덕지업)이면 觀乎聖人(관호성인)하라
 음양의 이치를 알고자 하면 일월을 살펴보고
 공덕의 업적을 알고자 하면 성인을 볼지어다.
 (道典2:49:2∼3)

 
 음양의 이치에 대해서 관통하고자 한다면 해와 달에 대해 깊은 사색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인도 단순한 성인이 아니라 천지와 사시, 일월의 이치에 관통한 성인이라고 이해를 해야 됩니다. 여기에 관통할 때 성인의 세계가 열리는 것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음양의 상호관계
 다음으로 음과 양의 상호관계에 대해서 4가지로 정리를 해봤습니다.
 
 1. 음양의 대립과 제약
 첫 번째로, 음과 양은 서로 대립하는 성질이 있어요. 찬 것과 뜨거운 것. 밝은 것과 어두운 것. 밝음이 오면 어둠이 사라져야 되고 어둠이 오면 밝음이 사라져야 됩니다.
 
 사막은 아주 건조한데 거기에서 선인장이 자랍니다. 선인장은 사막에서 살아남기 위해 잎이 전부 퇴화되어 가시가 돼버렸어요. 왜? 잎이 많으면 수분이 많이 증발하니까요. 또 선인장의 겉은 굉장히 건조하지만 속은 물로 가득 차 있어요. 건조한 사막에 사는 선인장은 반대로 습한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알로에도 마찬가지에요. 몸이 아주 조(燥)하다고 하면 선인장 같은 것을 삶아 먹으면 됩니다.
 
 반대로 버섯은 아주 습하고 축축한 데서 자라죠. 그래서 겉은 축축해 보입니다. 하지만 버섯은 습기가 날아가면 굉장히 건조한 성질을 띠게 됩니다. 습한 곳에서 자라는 것은 썩지 않기 위해 아주 건조한 물질이 되는 거죠. 이처럼 음과 양은 대립과 제약의 반대되는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2. 음양의 호근과 호용
 두 번째는 음양의 호근(互根)과 호용(互用)성입니다. 호근이란 서로를 뿌리를 박고 있다는 뜻입니다. 음과 양은 상극으로 작용하지만 또한 상생작용도 합니다. ‘양근어음(陽根於陰)하고 음근어양(陰根於陽)하나니’, 양은 음에 뿌리를 박고 음은 양에 뿌리를 박고 있으니, ‘무양즉음무이생(無陽則陰無以生)하고’ 양이 없으면 음이 홀로 생명을 탄생시키지 못하고, 남자없이는 여자가 애를 나을 수가 없어요. 마찬가지로‘무음즉양무이화(無陰則陽無以化)다’음이 없으면 양이 홀로 생명을 화생시키지 못한다. 역시 여자 없이 남자가 애를 만들 수 없죠. 그래서‘고양(孤陽)은 불생(不生)하고 고음(孤陰)은 부장(不長)이다’ 남자 홀로는 자식을 생하지 못하고, 여자 홀로는 기르지 못한다. 그래서 음과 양은 반드시 둘이 찰떡궁합으로 붙어살아야지 떨어져서는 살 수가 없어요. 그래서 부부도 때로는 싸우기도 하지만 같이 더불어 사는 게 다 음양의 이치에서 나온 것입니다.
 
 더욱 좋은 예는 우리 인체 내의 기혈(氣血)운동입니다. 생명활동을 유지시키는 근본 주체가 기혈입니다. 우리가 음식을 먹어 소화흡수하면 그것이 기혈을 만들어냅니다. 혈은 영양물질을 조직에 공급하고 노폐물을 내보내며, 산소를 공급해주고 탄산가스를 내보내는 일을 합니다. 그런데 혈은 혼자서는 아무 일을 못해요. 기가 혈을 끌고 다닙니다. 그런데 기는 또 혈이 아니면 날아가 버려요. 기는 피 속에 들어가야만 안정되고 저장이 됩니다. 기는 혈을 필요로 하고 혈은 기를 필요로 하고. 찰떡궁합이죠. 이것이 음양의 두 번째 특징입니다.
 
 3. 음양의 소장과 평형
 세 번째는 음양의 소장(消長)과 평형(平衡)입니다. 소장이란 양이 자라나면 음은 줄어들고 음이 자라나면 양은 줄어듭니다. 태극의 원리에서 설명했듯이 일년 중에서 춘분과 추분은 낮과 밤의 길이가 50각 50각으로 똑같아요. 그런데 하지에는 낮이 60각 밤이 40각, 동지에는 밤이 60각 낮이 40각이 됩니다. 이렇게 음과 양은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하지만 항상 균형을 이루면서 작용을 합니다. 음과 양은 이런 반복운동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4. 음양의 전화성
 네 번째는 음양의 전화(轉化)성입니다. 전화라는 것은 양이 극한 상태에 가면 음으로 바뀌고 음이 극한 상태로 가면 양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앞의 소장은 양적 변화라 할 수 있고 전화는 질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어떤 사람이 이성을 너무너무 사랑했어요. 그런데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자 미움으로 바뀌어요. 물극즉반(物極卽反)이라는 말처럼, 사랑이 극도에 가면 미움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반대로 사람이 너무 기쁠 때 눈물을 흘리는 것도 음양의 전화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음양의 관계는 굉장히 다양한데, 몇 가지만 더 살펴보겠습니다.
 
 - 음양의 친화성
 첫째로 음양의 친화성을 말할 수 있습니다. 양과 음은 서로 끌어당긴다는 것입니다. N극과 N극, S극과 S극은 서로 밀어내죠. 그런데 N극과 S극은 서로를 끌어당깁니다. 사람이 물에 빠져 익사를 하면, 남자와 여자가 나타나는 양상이 달라요. 한쪽은 하늘을 쳐다보고 한 쪽은 물속을, 땅을 쳐다본다는 것입니다. 누가 하늘을 쳐다보고 누가 땅을 쳐다볼까요? 여자는 음이기 때문에 하늘을 쳐다보고 떠오르고, 남자는 양이기 때문에 땅인 음을 향해서 얼굴을 아래로 박고 떠오른다고 합니다. 이런 것이 음과 양의 친화성입니다.
 
 - 음양의 창조성
 음과 양 사이에는 창조성이 있습니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결혼하면 자식이 태어나듯이, 음양은 서로 만나면 새로운 생명을 창조해냅니다. 음과 양은 끊임없이 기운을 교류하면서 조화를 이루어냅니다.
 
 - 음양의 분용성
 그리고 음양에는 분용성(分容性)이 있습니다. 음중에도 음양이 있고 양중에도 음양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이에요. 그런데 땅인 지구는 또 바다와 육지로 되어 있어요. 육지는 음, 바다는 양이라고 볼 수 있겠죠. 그리고 육지에는 동물과 식물이 살고 있어요. 그런데 참 묘하게 동물과 사람은 산소를 흡입하고 탄산가스를 배출시키는데 식물은 오히려 산소를 배출하고 탄산가스를 흡입하죠. 그래서 동물과 식물의 관계도 음양의 관계로서 딱 들어맞는 겁니다. 그래서 사람은 자연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 음과 양의 친화관계를 이루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을 예로 들면 남자와 여자가 있고, 남자(혹은 여자)는 다시 정신과 육체로 나눌 수 있어요. 육체는 또 오장육부를 가지고 나누면 오장은 음이 되고 육부는 양이 되죠. 오장은 다시 횡격막 위에 있는 심장과 폐장은 양이 되고, 아래에 있는 간장과 비장과 신장은 음이 됩니다. 횡격막 위에 있는 심장과 폐장은 다시 심장은 양이 되고 폐는 음이 돼요. 심장은 또 혈액이 들어오는 심방은 음이 되고 혈액을 내보내는 심실은 양이 되죠. 이처럼 음양은 끊임없이 나누어지는 분용성이 있습니다.
 
 그리고 태극을 살펴보면, 양(━)과 음(--)이 있는데 양은 다시 양중지양(=, 태양), 양중지음( ,소음), 음은 음중지양( ,소양), 음중지음( , 태음)으로 나뉘게 됩니다.